섬진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
청소년을 위한 역사 체험여행 3
청소년을 위한 역사 체험 여행기 세 번째 편 『섬진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 청소년들의 체험학습 여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교과서로 읽고, 교양도서로 접하는 것보다 직접 몸소 체험할 때 학습효과가 비교할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1, 2편인 『한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와 『금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에 이어 출간된 『섬진강 따라 짚어가는 우리 역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삶이 녹아들어 있는 섬진강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걷기, 즉 도보여행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의 권위를 가진 문화사학자 신정일 선생이 청소년들에게 우리 땅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전달하고자 했다. 제대로 돌보지 않아 오염되고 메마르고 병들어 가는 우리 땅을 찬찬히 살펴보고, 그 땅이 담고 있는 역사적 진실, 아름다운 문학, 그리고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키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섬진강 530리 길을 따라 걷는 걸음걸음이 독자들에게 우리 국토에 대한 역사 체험이자 문화 체험으로 다가올 것이다.
역사의 뒤안길에 살아 숨 쉬는 민족의 강 섬진강의 섬(銀)은 ‘두꺼비 섬’, 진(津)은 ‘나루 진’ 자이다. 즉, ‘나루터에 두꺼비가 나타난 강’이라는 뜻이다. 왜구의 침입이 극심하던 고려 말, 왜구들이 하동 쪽에서 강을 건너려 하였는데 그때 수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지금의 다압면 섬진 마을 나루터로 몰려들어 진을 치고 울부짖는 통에 왜구들이 놀라 도망쳤다고 한다. 이로부터 섬진강이라 부르게 되었다. 고려 때부터 배류삼대강(輩流三大江)의 하나라 해서 낙동강, 금강과 같이 풍수설로는 중앙으로 향해 흐르지 않고 그것을 등지는 강으로 보았다. 낙동강과 금강 유역은 삼국 시대뿐 아니라 고려·조선의 역사에서도 각광을 받았던 곳이지만 섬진강 유역은 두 강 유역을 경계 짓는 그늘진 곳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남부군과 동학농민운동의 주 무대가 이곳이었고, 매천 황현이 나라를 잃은 슬픔으로 절명한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나라 안을 주름잡던 진안 중평굿, 임실 필봉굿 또한 섬진강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아우르는 순백의 강 섬진강은 총길이 212.3킬로미터로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를 거쳐 남해로 흘러드는 강이다. 진안군 상초막골 데미샘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진안의 마령과 임실 관촌을 지나 운암댐에 이르고 회문산 자락에 자리 잡은 덕치와 순창의 동계·적성을 거쳐 남원시 대강면을 지난다. 요천을 받아들인 섬진강은 곡성의 압록에서 보성강을 받아들인다. 구례와 오산을 지나 지리산과 백운산 사이로 흘러든 강은 경상남도 하동군과 전라남도 광양시의 경계에서 매화꽃, 산수유꽃이 흐드러진 물길을 따라가다가 광양시 진월면 망덕 포구에서 남해로 들어간다. 섬진강은 개발의 중심부에 있는 한강이나 금강, 낙동강과 달리 국토의 변두리에 숨어 있어 한없이 여려 보이는, 본래의 자연이 그대로 남아 있는 강이다. 그러나 맑디 맑던 섬진강도 세월의 흐름과 개발에 맞물려 변모하고 오염되기 시작했다. 오염되지 않은 강이라고 알려져 있는 섬진강이 언제까지 대한민국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 같은 강으로 남아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1구간 데미샘에서 옥정호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흘러나오는 저 샘물 마음을 솎아 내는 강의 가락 닿을 수 없는 그곳엔 물결만 출렁이고 2구간 회문산에서 압록까지 떠나겠지, 누군가 또 떠나겠지 강이 풀리면 배가 오겠지 판소리 가락처럼 애절한 강물 3구간 압록에서 망덕 포구까지 꽃망울을 틔우며 성큼 다가온 봄 매화꽃 핀 강변을 따라가며 가장 낮게 흐르는 물이 가장 유용하게 쓰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