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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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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부제: 인류 최초의 신은 여자였다

김신명숙

출판사: 판미동

발행일: 2018년 5월 10일

ISBN: 979-11-588-8380-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0x210 · 592쪽

가격: 19,500원

분야 종교


책소개

제주도에서 크레타까지,

모든 생명을 품는 ‘여신’을 찾아 떠난

페미니스트 김신명숙의 여신 문화 답사기

 

페미니스트이자 언론인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10년간 국내외 다양한 여신을 찾아 나선 이야기를 담은 『여신을 찾아서』가 판미동에서 출간되었다.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 『김신명숙의 선택』 등의 베스트셀러를 쓰고 기자·방송진행자, 페미니즘 저널 《이프》 편집인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던 저자는 운명처럼 ‘여신’을 만났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리스의 크레타 섬 여신순례를 비롯해 제주도·지리산·경주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10년간 국내외 다양한 여신문화를 답사했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모든 생명을 낳아서 품고 길러 온 생명력 자체가 여신이라고 말하며, 가부장제적 역사와 문화 아래 잊혔거나 억압된 여신문화를 새롭게 풀어냈다. 현대인들에게 낯설게 느껴지는 ‘여신’이 오늘날까지도 곳곳에 생생히 남아 있다는 사실, 여성의 내면·삶·공동체 안에서 치유와 변화의 힘을 이끌어 내는 페미니즘이 있다는 사실은 많은 독자들의 삶에 심정적 지지와 흔들리지 않는 이론적 토대가 되어 줄 것이다.

 

 

“원초적 생명력, 보살핌과 치유의 힘, 주체적이며 자신을 긍정하는 여성들, 그 안에 여신이 있다.”

신이 여자였다는 사실, 그리고 당신의 삶

가부장제가 확립되기 이전의 평등한 사회, 신비롭고 풍요로운 생명력과 자연의 힘을 여신으로 섬겼던 미노아 크레타 문화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특별한 통찰을 준다. 크리스트가 매년 꾸준히 이끌고 있는 크레타 여신순례에 참여한 저자는 웅장한 딕티산의 딕티나, 그리스 본토와 달랐던 크레타 제우스, 미노아 바다의 여신 등을 새롭게 조명하며 고대의 여신신앙에 관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인다. 또한 성경 창세기에 등장하는 선악과와 이브의 이야기에서 뱀과 나무와 여성을 신성시했던 여신신앙의 흔적을 발견하거나 크노소스 궁을 여사제가 여신을 모시던 성소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이 여자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일이 단순히 가부장제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길 희구하는 일은 아니다. 중요한 지점은 ‘여신’을 받아들이는 관점이 현대사회의 억압적·대립적·위계적인 문화를 치유하고 바로잡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제주도는 살아 있는 여신의 섬이며, 첨성대는 신라의 여신상이다.”

최초로 밝히는 한국여신의 놀라운 허스토리

국내 최초로 여신학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전국 곳곳을 다니며, 잊혔거나 왜곡된 한국의 여신들을 새롭게 발굴하여 우리에게도 우리의 페미니즘과 여신이 존재해 왔음을 강조한다. 이는 서구에서 시작된 페미니즘과 여신운동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여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자생적인 여신신앙을 적극적으로 읽어 내려는 작업이다. 가령 저자는 첨성대가 여신상이자 신전이며 금관가야 김수로왕 탄생설화에 등장하는 구지가가 여신신앙과 관계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여체의 곡선을 형상화한 첨성대의 가운데 뚫린 입구는 자궁을 뜻하며, 구지가 역시 구지봉 꼭대기에 신성한 성혈(性穴), 즉 자궁을 만들기 위해 흙을 파면서 부른 노래라는 것이다. 저자는 현재까지도 여신신앙이 활발하게 살아 있는 제주도에서 신당을 방문하고, 하늘의 여신인 성모천왕이 있는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기도 하고, 서해바다에서 개양할미를 만나기도 한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덧 마고할미·바리공주·심청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한국여신에 관한 이야기들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파편화되어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 마고할미, 설문대할망 등이 그 원초적이고 거대한 신성을 되찾아 위대한 여신으로 부활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신을 알고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 곁에 항상 있었던 여신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저자는 유한한 인간으로서 느꼈던 존재론적 불안, 여성으로서 또 페미니스트로서 살아가면서 느꼈던 한계를 ‘여신’을 만나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페미니즘에도 힐링이 필요하다. 모든 생명을 품은 이 지구와 우주가 여신이며 우리 모두가 여신으로부터 나왔다는 걸 안다면, 우리의 삶은 근본적인 차원에서부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순례를 떠나기에 앞서| 여신영성과 여신문화

여는 글| 동굴의 입구에서

 

1부 크레타에서

 

1. 삶의 고개를 넘을 때 여신은 손을 내민다

2. 여신은 우리의 고통을 함께한다

3. 크노소스에는 지배, 차별, 전쟁이 없었다

4. 여신은 산, 물, 나무, 뱀, 새, 벌, 돌… 자연이다

5. 태어나라, 자라라, 죽어도 다시 태어난다

6. 여신은 변신의 신비이자 창조력이다

7. 여신은 위대하고 신성한 어머니다

8. 군대보다 사랑이 더 멋지다

9. 여신은 근원의 고향이다

 

2부 내 나라 내 땅에서

 

1. 제주의 여신들은 지금도 살아 있다.

2.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진 제주의 뱀 여신

3. 꽃을 피우는 큰 어머니가 되어라

4. 서해바다에 사는 여덟 딸의 어머니

5. 지리산에는 하늘의 여왕이 산다

6. 고인돌에 사는 태초의 어머니

7. 왕권을 보증했던 여신들

8. 신성한 여근: 하늘과 땅의 뿌리

9. 첨성대는 반추상 여신상이다

10. 남산의 춤추는 여신: 상서로운 나선

11. 가야왕실의 시조신: 거북과 암소

12. 그 시절엔 인간세상이 태평했다

 

다시 여는 글| 여신서클: 여신은 어디에나 있다

후주

참고자료와 참고문헌

사진 출처


편집자 리뷰

<추천사>

 

 

지난 25년간 이끌어 온 크레타 여신순례가 한국에 여신 영성을 소개하는 책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기뻤습니다. (…) 김신명숙 씨가 얘기하듯, 선사시대 여신의 발견은 학문적 추구에 그치는 게 아닙니다. 가부장제적 문화와 종교에서 자라난 여성들에게 신이 여자였다는 사실의 발견은 심대하게 삶을 변혁시킬 수 있는 일입니다.

— 캐롤 크리스트 (여신운동의 대모, 미국 아리아드네 연구소 대표)

 

 

김신명숙의 『여신을 찾아서』는 한국여신 연구에 이정표를 세운 ‘여성사적(Her-Storical)’ 작품이다. 하늘 아래 새것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은 반짝이는 오리지널리티로 가득하다. 지금 대한민국과 세계에서 일어나는 남성들의 폭력에 대한 여성들의 고발운동, ‘Me Too’는 고대 여신들의 힘이 다시 돌아오는 징표로 보인다. 지배와 종속, 폭력에 근거한 가부장적 문명은 보살핌과 돌봄, 자비에 근거한 여신 문명에 의해 치유되고 고쳐져야 한다. 신화적인 차원에서의 남성 신들은 역사적인 현실 속에서 남성지배를 정당화했다. 지고의 진선미가, 최상의 깨달음과 자유와 구원이 남성 신으로만 표현될 때, 여성들은 자기의 가장 깊은 존재에 깃들여 있는 영혼의 힘조차 잃게 된다. 여성들은 완전히 온전해지고, 최고의 자신이 될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여신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을 통해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신성한 여성성(Divine Feminine)’을 회복하고 가장 자기다운 생명력이 뿜어 나오는 풍성한 삶을 살기를 기원한다. 21세기는 ‘남성적 깨달음(Enlightenment)’이 ‘여성적 현묘함(Endarkenment)’과 한몸이 되면서 분리와 분열을 넘어 통합과 합일의 문명을 열어갈 것이다. 아픔과 고통의 ‘Me Too’가 나도 여신이라는 자기실현, 자기 초월의 ‘Me Too’로 변화될 그날을 꿈꾸며 나는 이 책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진정한 자신이 누구인지, 나는 이 세상에 왜 왔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인지 존재의 목적에 목말라하는 모든 분들게 이 책은 ‘영혼의 묘약’이 될 것이다. 여신과의 만남에 모든 답이 있다.

— 현경 (살림이스트 라이프코치, 뉴욕 유니온 신학대학원 여성신학 교수)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는 문장을 따라가면서 분명 느낄 수 있었다. 여신은 살아 있다. 지금 우리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다. 샘이 되었다가 바다가 되기도 하고, 나무가 되었다가 숲이 되기도 하며 장작이 되었다가 불이 되어 나를 따스하게 매만져 준다.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나의 내면에서 바람처럼 나를 다독이는 여신의 힘,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전해 주는 여신의 힘. 우리가 함께 만나는 순간순간이 서로에게 여신이 된다. ‘일상의 행복’이란 함께 사는 삶에서 우러나온다는 깨달음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여신을 찾아 저 멀리 크레타에서 시작된 여행길이 자연스레 제주를 지나고 서해바다를 헤엄쳐 지리산을 오른다. 아, 나도 떠나고 싶다. 경주 남산의 여신처럼 춤을 추며 ‘삶의 고개’를 넘실대고만 싶다.

— 은하선 (『이기적 섹스』 저자)

 

 

 

 

<본문 발췌>

 

모든 사람은 여성의 몸에서 탄생한다. 이 엄연한 사실에 여신의 뿌리가 있다.

여신은 모든 이분법적 구분을 뛰어넘어 전체를 감싸며, 뭇 생명과 존재들의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드러낸다. 남성 또한 여신의 일부다. 아들도 어머니의 몸에서 태어나 그녀의 젖을 먹고 자란다. 그들의 심리를 형성하는 원초적 토대도 어머니다. 여신은 여성과 남성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다양한 성들도 낳고 품는 통합적 모성이자 여성성이다. – p.12~13

 

 

오늘날 여신이 낯선 수수께끼로 남은 것은 불교와 유교가 한국사회를 지배해 온 결과다. 음사(淫祀)로 몰리고 미신으로 배척당하면서 우리 여신들은 힘을 잃고 달빛 아래로 숨어야 했다. 그러나 그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 곳곳에 낮은 포복으로 살아 있었다. 수많은 민초들이 자신의 고단한 삶을 집 앞의 산 할미, 물 할미, 돌 할미들에 의지해 왔기 때문이다. 그녀들의 풍요로운 생명력과 신통한 치유력, 보호와 축복 없이 그들의 삶은 유지될 수 없었다. -p.31~32

 

 

늙어서도 행복한 엄마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 사회에서 대부분 어머니들의 내면은 늙어갈수록 무력해지면서 뒤틀린다. 사랑으로 키워준 어머니의 이런 노년을 대면해야 하는 딸들은 고통스럽다. 자신도 어머니가 된 딸이라면 그 심정은 더 복잡해진다. 늙은 어머니와 딸의 관계는 찢기고 다시 만났다가 다시 찢겨나간다. 강하고 지혜로운 엄마, 언제든 기꺼이 찾아가 조언과 위로를 구할 수 있는 엄마는 어디에 있는가? 불가능한 꿈일까? -p.205

 

 

우선 눈길이 간 것은 첨성대가 우물이라는 인식이었다. 학계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가장 인정받는 견해다. 첨성대 맨 위에는 우물 정(井)자 돌이 2단으로 얹혀 있다. 중간 몸체에도 두 곳에 정자형 장대석이 걸쳐져 있다. 첨성대는 온몸으로 자신이 우물임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물은 샘이나 연못과 함께 세계적으로 여신의 성소였고 임신·출산과 긴밀히 관련되어 있었다. 때문에 혁거세는 나정, 알영은 알영정에서 태어난 것이다. 게다가 첨성대는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 때 지어졌다. 이 두 정보는 첨성대의 정체가 ‘여성’을 키워드로 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 -p.442

 

 

기적 또한 멀리 있지 않다. 힘없이 늘어져 있던 거실의 화초가 물을 먹고 다시 생생해지는 것, 바로 그것이 기적이다. 해월의 가르침대로 어느 것 하나 신성하지 않은 것이 없고, 일상의 작은 일들 또한 하늘을 모시는 행위다. 가족을 떠난 수행처도 때로 필요하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일상도 성스러운 것이다.

이제야 알겠다. 하찮은 일로 무시당해 온 여성의 일, 그 숱한 보살핌의 행위들, 밥해서 먹이고 씻기고 아플 때 돌보고 텃밭을 가꾸는 일들이 얼마나 신성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를. 왜 이제는 남성들도 그 일을 배워야 하는지를. -p.556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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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명숙

페미니스트. 여신연구가. 10대부터 영적인 문제와 세상 문제 모두에 관심을 두고 살아왔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화두로 해서 살다 보니 30대에 페미니스트가 되었고, 40대 중반에 여신을 만났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알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했고, 50대 초반에 국내 최초로 여신학(Goddess Studies) 분야의 박사논문도 썼다. 앞으로의 인생이 여신과 함께 춤추는 길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낸 책으로는『나쁜 여자가 성공한다』, 『소설 허난설헌』, 『김신명숙의 선택』 등이 있다.

현재 대학에서 여성학을 가르치는 한편으로 여신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여신영성에 입문한 후 ‘여정’이라는 꽃이름도 갖고 있는데 꽃이름은 말하자면 법명이나 세례명과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