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함께 산다는 것, 고통에서 벗어나 평화를 찾는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사랑의 사명

죽음에 직면한 환자들이 내게 가르쳐 준 것

원제 Mission of Love (A spiritual Guide to Living and Dying Peacefully)

로저 콜

출판사 판미동 | 발행일 2011년 6월 8일 | ISBN 978-89-942-1090-2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0x200 · 264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암과 함께 산다는 것, 고통에서 벗어나 평화를 찾는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말기 환자들이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암과 함께 산다는 것, 죽음을 직면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 등이 어떤 것인지 그들의 말을 통해 탐색했다.
놀랍게도 그렇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고,
여태껏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그들이 내게 고마워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내게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사랑에 내재된 가치관은 모든 종교의 본질이며 공통적인 목표다.
_본문 중에서
 
고통완화 전문의사인 로저 콜이 죽음에 직면한 환자들의 여정을 돕고 지켜본 경험과 명상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담은 책 『사랑의 사명』이 판미동에서 출간되었다. 로저 콜은 의대 학부생 시절부터 수련의로 의사 생활을 막 시작한 의사 초년병 시절까지, 여느 의사들처럼 환자들에 대하여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거리를 두는 태도를 유지했다. 이런 그에게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반성적 깨달음과 함께 변화의 계기를 제공한 것은 바로 에이즈 환자 존과의 만남이었다.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이후 의사로서 그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만남이었다. 이후 로저 콜은, 죽음을 앞둔 환자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통에 공감하게 된다. 죽음에 직면한 다양한 환자들과의 일화를 실은 이 책에서 로저 콜은 암과 함께 산다는 것, 죽음을 직면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환자들의 말을 통해 탐색하며 그 의미를 찾아 나간다. 1999년 초판 이후 두 번의 개정판이 출간된『사랑의 사명Mission of Love』은 호주,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폴란드, 일본, 베트남 등에서도 번역 출간되었다.

편집자 리뷰

▶ 종양학자에서 고통완화 전문의로
_죽음에 직면한 환자의 진짜 두려움을 보다

영국의 킹스 칼리지 의대에서 종양학을 전공한 로저 콜은 성공과 인정에 대한 야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안고 의사 생활을 시작한다. 학문적인 수련을 쌓을 때는 환자들의 고통과 거리를 두고 개입하지 않는 법을 익혔고, 의사 생활을 하면서도 환자들의 고통을 단지 해결해야 할 문제로만 인식했지, 도와주고 치유해 줄 수 있는 기회로는 여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에이즈 환자 존을 만나게 된다. 1980년대 중반, 에이즈에 관한 현대적인 치료법들이 나오기 전의 일이었다. 존과의 첫 만남은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든 극한의 고통에 직면한 존의 ‘적개심’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디 아픈 데가 있나요?”라는 로저 콜의 물음에 돌아온 “전부 다요! 날 보면 몰라요?”라는 퉁명스러운 대답, 그리고 이어진 불편한 침묵.

존을 보면서 나는 왜 어떤 이들은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궁금증을 품었다. 그를 생각하며 왜 우리가 ‘영적으로 눈이 멀고’ 영혼과 분리되는지 의아했다.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건 어떤 기분이었을지, 죽어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가 느꼈을 평화의 체험은 무엇이었을지, 이 모두를 알기 위해서는 나 역시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야 직접 알아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존을 통해 생긴 이런 궁금증들을 이해하고자 탐구하기를 결심했다.| 본문 29쪽

 
존을 통해 환자들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로저 콜은 1984년 정신의학자이자 호스피스 선구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워크숍에 참여하며 인생에 또 다른 전환기를 맞는다. 정서적 고통과 억압을 직면시키는 카타르시스적 방법으로 진행된 워크숍에서 로저 콜은 극심한 애통과 매우 강렬한 순수성, 무조건적인 사랑을 체험했다. 그러나 정작 그가 몸담고 있는 의료계에서는 환자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었다. 학구적이기만 할 뿐 냉담하고 무관심한 의료계에 분노하는 로저 콜에게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환자들의 깊은 슬픔과 대면할 것을 제안한다.

▶ 죽음에 직면한 환자들의 가장 간절한 바람
_공감과 이해, 고통으로부터의 해방

 

워크숍 이후 로저 콜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환자들에게 다가간다. 이전까지는 환자들이 의사와 마음을 나누며 보살핌받길 원한다는 걸 몰랐고 타인을 돌보다가 오히려 자신이 상처받을까 봐 환자들의 고통에는 무관심했다. 그랬던 그가 환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며 마음으로 다가서기 시작한 것이다. 로저 콜은 암과 함께 산다는 것, 죽음을 직면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 등이 어떤 것인지 환자들의 말을 통해 탐색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환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고, 로저 콜은 이전까지는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환자들이 고마워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환자들은 로저 콜에게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공포가 누그러지면서 피터는 내게 죽음과 죽어 간다는 것에 대해 물었다. 당장 죽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환자들은 종종 그 문제를 내놓고 이야기할 용기를 얻는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죽음 자체보다는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제일 두렵다고 말한다. 고통, 남에게 의존해야 하는 신세, 통제력을 잃는 것,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 같은 문제들 때문에 제일 많이 괴로워한다. 이 모든 것에 대해 말하는 동안 피터는 긴장을 풀고 편안해졌다. 마음의 짐을 나누고 나니 안심한 것이다. | 본문 34쪽
 
이 과정에서 로저 콜은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고통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끝없이 계속되는 고통, 남에게 의존해야 하는 신세, 통제력을 잃는 것,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죽음 그 자체가 아닌,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었다.

마리아는 내가 자기 생명을 끊어 주기 바라며 기대에 찬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곤 했다. 매번 찾아갈 때마다 나는 그녀에게 죽고 싶을 만큼 견디기 힘든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저 스스로가 혐오스러운 거예요.”
마리아가 대답했다. 그녀는 복부에 배설물 봉지를 매달고 있는 것을 견딜 수 없어 했다.
“저는 쓸모도, 가치도 없어요.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요. 힘도 없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이제 전 여자도 아니에요. 제 자신이 끔찍하게 싫어요. 아무도 날 도와줄 수 없어요.”
| 본문 32-34쪽

“고통이 점점 심해지니까 제 자신이 실패자처럼 느껴졌어요.”
그녀가 말했다.
“왜 암에 걸렸을까 따져 보니 제 자신을 진실로 사랑한 적이 없다는 걸 알겠더군요. 저는 투쟁하고 성취하는 사람이었어요. 혼자서 아이를 키웠고 직업적으로는 전문가였으며 영향력이 큰 사람이었죠. 언제나 ‘행동’하는 사람이었고 남을 나보다 더 앞에 내세웠습니다. 인생에서 꽤 많이 성취했는데도 늘 무언가 잘못하고 있고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 본문 32-34쪽

처음 만났을 때 마고는 53세였고 4년 전에 유방암 판정을 받은 터였다. 처음에는 느리게 진행하던 병세가 마지막 1년 동안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몇 가지 화학요법을 썼지만 암은 간과 폐에까지 전이되었다. 우리는 그녀의 병, 생활, 가족, 소망과 실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10년 전에 이혼하면서 외동딸인 제나로의 양육을 맡았다. 모녀는 서로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사이였다. 그녀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제나로를 더 이상 못 보고 외손주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죽는 것은 상관없다고 느끼면서도 가족들 생각에 괴로워했다.
“나 때문에 아이들이 마음 아파하는 걸 차마 볼 수가 없어요.”
마고는 지나가는 말처럼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 본문 84-85쪽
 
▶ ‘끝내지 못한 일’에 대한 애착에서 벗어나는 길
_용서를 통해 과거에서, 믿음을 바탕으로 미래에서 자유로워지기
 
뭔가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뭔가에 매달리고 거기에 집착한다. 로저 콜은 대화를 통해 “~했더라면.”으로 대표되는 과거에 대한 집착과 후회,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걱정으로 가득한 환자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까지 다가섰다. 그러고는 그들의 상처를 보듬고 불안을 잠재워 주었다. 환자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로저 콜의 이러한 태도는 곧장 효과를 보였다. 환자들이 마음을 열고 로저 콜에게서 위로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숨김없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냄으로써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로저 콜은 임종을 앞둔 사람이 과거의 일을 언급한다면 그가 당신을 신임하며 믿는다는 증거이니 귀 기울여 경청해 주는 게 좋다고 말한다. 울고 싶어 하면 울게 하라고. 그것이 그들이 수용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슬픔과 죄책감의 카타르시스를 겪고 난 뒤 크리스티나는 이전과는 반대로 자신의 상황을 완전히 드러내고 가족의 지지를 반갑게 받아들였다. 그녀의 ‘끝내지 못한 일’ 너머에서 우리는 수용이란 평화롭고 활짝 열린 마음 상태이며 그저 죽음을 인정하는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본문 84-85쪽

카타르시스를 통해 정서적으로 해방된 환자들의 태도 변화를 통해 로저 콜은 우리는 이미 우리의 본성인 사랑 그 자체로 완벽하기 때문에 우리가 잃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필요한 모든 것은 우리 안에 이미 내재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니 과거에 대해 후회할 것도, 미래에 대한 집착할 것도 없는 것이다.

매 순간 새롭게 살기 위해 우리는 미래를 믿어야 한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기대와 근심, 걱정이나 우려 따위를 내려놓아야 한다. 모든 일이 반드시 당신 뜻대로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계획은 해야 하지만 현재에만 충실하고, 미래는 알아서 오게 하라.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에 대해 믿음을 가지면 조건화되지 않으며, 애착도 없고 의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 본문 84-85쪽
 
▶ 고통완화 의료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
_수용과 자유

환자들과 함께한 여정에서 로저 콜은 의사의 능력과 연민의 정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치유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의사가 그냥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될 때, 환자들은 그의 지식과 기술, 이해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얻는다. 이것이 바로 로저 콜이 말하는 고통완화 의료의 목표이다. 고통완화를 단지 죽어 가는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닌, 의학계의 문제 해결 분야로 소개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이다.

“이 일을 하면서 늘 기쁜 이유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 때문입니다. 저는 제 자신의 영원한 정체성을 발견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마찬가지로 그것을 보지요. 아무도 죽지 않아요. 고통은 영혼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잠시 겪는 과정일 따름입니다.
고통을 보더라도 저는 그저 관찰하면서 위로해 줍니다. 과거 생에 쌓았던 계좌를 정산하는 과정을 통해 그 영혼들이 완전한 잠재력을 자각하기 시작하는 게 제 눈에 보이니까요. 이를 통해 저는 고통에서 초연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친밀한 관계 속에서 사랑할 수 있어요. 환자들을 보며 가슴 아파하고 걱정하는 대신 제 사랑을 보냅니다. 걱정보다는 사랑의 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하니까요.”
| 본문 84-85쪽

냉정한 기존 의료계의 관행에서 벗어나,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의 아픔에 마음으로 다가간 한 의사의 깨달음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삶의 의미를 잃었던 수많은 환자들의 마지막을 평화로운 사랑으로 가득 채웠다.
그렇다면 평온을 되찾기 위해서는 죽어 가는 순간까지 꼭 기다려야만 될까? 사랑하고 집착을 놓는 것이 꼭 상황에 의해 강요되어야만 가능한 일인가? 살아 있는 동안 그런 평화와 사랑을 발견하고 늘 경험하며 살 수 있다면, 자신이 목격한 모든 아름다움은 결국 자기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마고처럼, 죽음에 대한 두려움뿐 아니라 갖가지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종식시키고 해방된 자유를 누리게 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로저 콜이 발견한 사랑의 사명이었다.

목차

추천사 우리 모두가 기다려 온 책
초판 서문 암과 함께 산다는 것
개정판 서문 모든 두려움을 종식시키는 사랑
 
존을 기리며
큰 차이
끝내지 못한 일
카타르시스
수용
천진함
사후의 삶
깨달음
실현이 길
명상
긍정적인 태도 함양하기
놓아주기
신성과의 합일
영적인 성취
사랑의 사명
사랑의 힘
깨달음의 순환
당신 삶의 아슈람
단순함
 
감사의 말씀
브라마쿠마리스
저자 약력

작가 소개

로저 콜

독자 리뷰